'고향사랑기부금' 톱3 고창·의성·안동…답례품 인기 1위는 '춘천닭갈비'

입력 2023-12-18 13:48   수정 2023-12-18 17:08

행정안전부가 재정난을 겪는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고, 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올 초 도입한 고향사랑기부제 기부 건수가 25만건, 기부액으로는 총 4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고향사랑 기부금를 한 뒤 2023년 연말정산을 받기 위해선 오는 31일 밤 11시 30분까지 고향사랑e음 웹사이트에서 기부를 해야 한다. 올들어 아직 어떤 기부도 하지 않았다면 개인 기부금 세액공제 한도인 10만원을 지자체에 기부하고, 30%인 3만원어치의 답례품을 받으면 혜택이 총 13만원으로 가장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18일 행안부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지자체에 기부하고, 기부금에 30%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본의 고향 납세제를 벤치마킹해 만들었는데, 일본에선 이 제도를 활용해 지역 특산품을 알리는 건 물론, 100억엔이 넘는 지방세를 거둔 ‘시’, ‘정(한국의 군에 해당)’ 단위 지자체도 여럿 나타나고 있다. 한국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처럼 지방세를 주소지 대신 고향에 대신 내는 게 아니라 기부하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자체에게 재원을 마련할 쏠쏠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일본처럼 지자체간 경쟁이 활성화하진 않은 편이다. 올해는 제도 도입 첫해로 홍보 등에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부금 건수와 액수를 놓고 지자체 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광역지자체 중에선 전라남도의 기부금 모금액이 107억원을 넘겨 가장 실적이 좋았다. 전남에 이어 경북과 경남, 강원 순으로 기부금을 많이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지자체 중에선 전북 고창군, 경북 의성군, 경북 안동시, 경북 경주시, 전북 순창군 등의 기부 건수와 모금액이 많았는데, 각각 4억~5억원가량을 거두고 있었다. 기초지자체 단위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전남 지자체를 제외한 순위다. 기부금에 대한 답례품을 잘 갖춘 지자체의 실적이 비교적 뛰어났다는 분석이다. 고창군은 풍천장어(조은장어 초벌구이)와 황토배기정 고구마 등 특산품을, 안동시는 안동사과·소주·한우 등을 답례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국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답례품은 강원 춘천시의 춘천닭갈비(춘천웰빙닭갈비 2kg)였다. 기부자들로부터 800건 넘게 선택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 담양군의 대숲맑은 담양쌀, 전북 익산시 탑마루 친환경·유기농 쌀, 전북 임실군 치즈 3호 선물 세트 등도 400~500건의 선택을 받아 비교적 인기가 높았다.

내년 초 연말정산 시즌에 기부금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선 올해 말까지 기부를 해야 한다. 고향사랑e음 웹사이트에서 답례품 목록을 살펴본 뒤 지자체를 골라 기부하면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포인트는 기부한 지자체 특산품만 구매할 수 있다. 해당지역 특산품 전용 포인트로, 서울시에 기부한 뒤 전남 담양군의 특산품을 고르는 건 안 된다는 의미다. 행안부 관계자는 "답례품을 고르지 않고, 묵혀두는 것도 가능하다"며 "개인적으로는 3만원(포인트)짜리 답례품을 바로 신청해 받는 것보다, 6만원, 9만원짜리 답례품이 더욱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부액 10만원까지는 기부자가 기부금액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기부금이 10만원을 넘어서면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살 수 있는 포인트 혜택이 기부금액보다 작아지는 구조로 설계돼있다. 가령 1만원을 기부 시 세액공제 1만원, 답례품(포인트) 3000원를 합쳐 1만3000원어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10만원을 기부하면 혜택이 13만원으로 늘어난다.

기부금 10만원(500만원 한도)을 넘긴 돈에 대해선 16.5%로 공제율이 낮아진다. 하지만 답례 포인트 30%는 그대로 유지되기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구조다. 가령 50만원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16만6000원, 답례품 15만원 등 총 31만6000원어치 혜택을 볼 수 있다. 100만원 기부 시 세액공제 24만8500원 세액공제, 답례품 30만원(총 54만8500원어치 혜택), 500만원 기부 시 세액공제 90만8500원 세액공제, 답례품 150만원(총 240만8500원어치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등 다른 기부처와 마찬가지로 연말 주요 기부 방식으로 활성화하길 기대하고 있다. 기부금의 70%는 해당 지자체에 재정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답례품을 제공하는 것도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기부효능감'을 기부자에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답례품 비용 역시 지역의 특산품 농가, 제조업체로 들어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다.

첫해를 맞아 아직까진 기부금 총액이 많은 건 아니지만, 연말이 되면서 건수와 액수가 급속도로 불어나는 '티핑포인트'에 다다랐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부자 70~80%가량이 가장 혜택이 큰 10만원 기부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활동 인구 중 소득세를 10만원 이상 내는 1800만명 대부분이 혜택이 10만원씩 기부한다고 가정하면 총 1조8000억원의 기부금이 발생한다. 이 돈이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하는 243개 지자체에 동일하게 배분된다고 가정하면 약 74억원씩이 된다. 지자체별 홍보 경쟁이 활성화하면 수백억원 대 기부금을 모금하는 지자체도 탄생할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광고 신문과 방송 등으로 제한된 광고 매체를 풀고, 각 지역 향우회 등을 대상으로 모바일 SNS 홍보도 가능해지면 기부금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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